식스레그혼은 오늘도 한가롭게 희망의 숲을 거닐고 있었다.
푸르고 상쾌한 나무의 피톤치드 향은 늘 그랬듯 개운했다.
식스레그혼은 이 기분을 평상시에 계속 보존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원함을 만끽하던 식스레그혼의 발길짓에 어떤 알이 치였다.
'툭'
식스레그혼은 아래를 찬찬히 쳐다보았다.
드래곤의 알이였다.
조금 깨진 상태였다.
안에서는 썩 좋지 않은 냄새가 진동해서 나무의 향기를 가려버렸다.
그렇지만 틀림없는 드래곤 알이였다.
식스레그혼은 그 알은 살며시 들어올렸다.
그리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알과 함께.
하늘은 약간 어두웠다.
식스레그혼의 집은 동굴이였다.
동굴은 꽤 아늑한 좋은 보금자리였다.
식스레그혼은 힘겹게 들고 온 알을 슬쩍 내려놓고 자신의 동굴을 둘러보았다.
동굴에는 알이 한가득이였다.
안 깨진 알, 결국 썩어버린 알이 잔뜩이였다.
식스레그혼은 오늘도 희망을 가진 채 열심히 알을 품었다.
그날 밤,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스레그혼은 굳건히 알을 지켰다.
추운 온도는 정신이 아찔했다.
'품어야 해, 품어야 해...'
추운 바람은 식스레그혼의 몸을 옥죄었다.
식스레그혼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얼마나 지났을까, 아침이였다.
식스레그혼은 허둥지둥 알부터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알이 깨진 것을 발견했다.
식스레그혼은 알 안을 살펴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식스레그혼은 언제나 그랬듯 낙담하였다.
그러다 식스레그혼은 풀린눈으로 또다시 희망의 숲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중에,
"빼애액!"
우렁찬 소리가 동굴을 에워쌌다.
식스레그혼은 몹시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 곳에는 털이 북슬북슬한 생명체가 있었다.
아름답고 큰 날개가 돋보였다.
윙스 드래곤이였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