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생 여러분 입학을 환영합니다 >
Blood school.
[뱀파이어 사관학교]
민간용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시대
유타칸제국은 뱀파이어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이용하여 비밀리에 높은 전투력을 자랑하는 특수부대를 만들고 있다
일명
BLD
BLD 소속이 되기 위해서는 세개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첫 번째, 남들과 다른(차별화 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두 번째, 그 능력이 전투에서 쓸모가 있는가?
세 번째, 민간용들 사이에 섞여 자신이 뱀파이어인 것을 숨기고 본능을 통제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의 테스트를 통과하기 전 지원자들은 '뱀파이어 사관학교'인 Blood school(블러드 스쿨)을 통해 긴 시간동안 고도의 훈련을 받는다
그렇게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자유자제로 다룰 수 있게 되고 여러 필요조건이 완성되어 강력한 하나의 무기로 재탄생했을 때 BLD 소속이 되어 유타칸 제국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 활동은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자긍심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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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D PROJECT 학생 명부
엔젤 드래곤 / 통칭 : 엔젤 / 여성
19
순수혈통
힐러 - 신체 회복 뿐 아니라 정신 치유 능력도 월등
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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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룡 / 통칭 : 고신 / 남성
19
비공개 대상
염력 - 특기 / 진동을 이용한 파괴
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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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드래곤 / 통칭 : 데빌 / 여성
19
순수혈통
쉴드 - 특기 / 전략
S급
-
살라 / 여성
19
순수혈통
패셔네이트 (*상대를 매혹하는 정신계 능력) - 특기 / 환각 심기
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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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핏 / 남성
19
하프 (모계)
텔레포터 - 특기 / 시간 조종 (*연구 필요)
A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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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테마 / 통칭 : 테슈 / 남성
19
*전환 (특별관리 대상)
불을 다루는 화염
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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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 ]
Welcome Blood School '눈이 빨간 뱀파이어를 조심하세요'
눈동자가 붉은 뱀파이어는 현재 몹시 굶주린 상태입니다. 그러니 만약 눈이 빨간 뱀파이어를 만난다면 숨을 참고 다른 곳으로 피하세요. 물론, 그들은 민간용을 해치진 않을 거지만(밤피로 협약때문에) 가끔 전환된 지 얼마 안 된 어린 뱀파이어들은 자신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당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불운하게도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절대 그들을 설득하려거나 싸우려고 하지 마세요. 눈이 붉어진 뱀파이어는 이성의 끈을 간신히 잡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명심하세요, 피하는 게 최선입니다.
-
"배고파?"
"또 내 생각 읽었지?"
어깨를 으쓱거린 살라가 책상에 걸터앉은 채 테슈를 내려다본다. 심술이 난 테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듯 간질거리며 웃음을 터트리고,
"굳이 그런데 힘 쓸 필요 뭐 있어. 다 보여"
"응?"
"너 지금 눈
엄청 빨개."
눈을 휘어 접으며 웃은 살라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더니 자신의 혈팩을 테슈에게 건넸다.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맡게 된 피 냄새. 안그래도 붉은기가 돌던 눈이 완벽히 빨개진다.
"먹을래?"
곧 있으면 애들 올텐데...
교실 밖의 눈치를 살피며 최대한 이성의 끈을 잡아보려는 모습. 제 앞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눈빛을 보던 살라가 작게 소리 내어 웃는다. 이 상황이 무척이나 재미있다는 듯.
"왜애~ 영양가 없어 별론가?"
"..."
"얼른 먹어. 너 안 먹으면 내가 먹는다?"
침을 꿀꺽 삼킨 테슈가 보통 민간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속도로 순식간에 일어나 그대로 살라의 손에서 혈팩을 낚아채가 피를 빨아 먹기 시작한다. 정신없이 허기를 채우는 모습을 눈으로 담던 살라가 미소를 지었다. 다 빨아마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피. 혈팩에 꽂힌 빨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 겨우 떨어진 테슈의 얼굴에 아쉬움의 기색이 역력하자 못말린다는 듯 환히 웃는다.
"아쉬워?"
"..괜찮아."
"괜찮아? 정말?"
대충 제 입을 닦고 고개를 끄덕이는 테슈에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빈 혈팩을 다시 받아가는 살라.
"역시, 이런 뱀파이어들 피 뽑은 혈팩 보단 민간용의 피가 더 맛있는 거지?"
"난 민간용의 피는 안 먹어."
"그러니까 니가 자주 배가 고프지. 그냥 먹어. 300년 전도 아니고 우리가 민간용 피 먹는 게 범법도 아닌데 죄책감은 왜 느껴?"
"위법도 아니고 범법도 아니지만 인간적이지도 않아."
그 말에 조소를 터트린 살라가 팔짱을 낀 채 삐딱하게 제 앞의 테슈를 쳐다보고,
"잊었나 본데 우린 민간용이 아니야. 민간용도 아닌데 인간적일 필요가 있나?"
"응.. 내 엄마, 아빠 그리고 설화는 아직 민간용이야. 난 그런 가족을 위해서라도 내 인간성을 버리지 않을 거고."
갸우뚱-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빤히 저를 쳐다보는 살라에 인상을 쓴 테슈가 순식간에 그녀와 거리를 두며 멀어진다. 갑작스러운 행동에도 피식 웃기만 한 살라가 잔뜩 경계의 눈빛을 하고 저를 쳐다보고 있는 테슈에 다가가려 하자 그 순간 바닥에서 파란 불꽃이 확 솟아난다.
"아, 깜짝아! 뭐 하는 거야?"
"너야말로 뭐 하는 거야."
"내가 뭘."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 푸른 불. 속으로 이러다가 교실 다 태우겠네 생각하며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는다.
"...허락 없이 읽지 마, 내 생각."
"내가 언제?"
"읽었어."
불을 사이에 두고 대치를 하고 있는 두 용. 그 때 뒷문이 벌컥 열리고,
"야, 니들 또 싸워? 어우 지긋지긋해."
익숙한 일이라는 듯 그대로 들어와 제 자리에 앉는 미스핏.
"뭐야? 이거 무슨 불이야? 헉.. 학교에 불 난 거야? 이거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
"불이 왜 나, 쟤가 있는데.. 자 여기."
다른 팀 친구에게 교과서를 넘겨주는 미스핏이 턱짓으로 테슈를 가리키면 '아..' 하며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아무 말 없이 교실을 빠져나간다. 와중에도 꿋꿋이 대치 중인 둘을 보며 혀를 끌끌 차는 미스핏.
"그만들 하지? 탄내 난다."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양손을 촤라락 펼쳤다 접으며 어깨를 으쓱이는 살라.
"테슈, 그만해."
묵직한 저음.
고신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던 불이 꺼진다. 검게 그을린 교실 바닥을 보며 '후...' 한숨을 쉰 엔젤이 손을 가져다 대며 ㄴ어느새 다시 원래의 색을 되찾고,
"아니 왜 난 용보다 마룻바닥을 더 많이 고치는 것 같지? 응?"
"그러게, 이참에 건의를 좀 넣어볼까 봐. 마룻바닥이 아니라 불에 안 타는 바닥재로 싹- 바꾸자고.. 요줌 그런 거 되게 잘 나오던데?"
"..그냥 교실에 불 지를 생각을 안하면 안되는거야?"
엔젤의 말에 입꼬리를 한쪽만 끌어당겨 웃은 데빌이 여전히 두 눈에서 스파크가 튀고 있는 두 사람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너, 또 쟤 생각 읽었니?"
"어울리지 않게 중재자 역할을?"
"...살라야."
"재미있잖아."
화륵-
이번엔 살라의 바로 앞에 있던 책상에서 불씨가 타닥 튀기 시작했으나 바로 뒤를 돌아 저를 쳐다보는 고신에 감쪽같이 사라지는 불씨.
살라,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살짝 숙여 '푸흡' 소리를 낸다. 그럼 다시 저를 쳐다보며 정색을 하는 고신.
"알았어요 알았어. 알아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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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2 ]
'그들은 우리랑은 달라요'
겉으로 보기엔 우리랑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죠? 그냥 조금 차갑고 창백한, 잘난 용 같달까? 그들이 평소에 송곳니를 드러내고 다니거나 붉은 눈을 하고 다니는 게 아니니까요. 거기다 가끔 변종중엔 민간용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들도 있으니. 평범한 용 같아 보인다고 해서 섣부르게 친해지려 들거나 그들과 깊은 관계를 쌓으려 들지 마세요. 그들의 감정 기복은 자신들끼리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니까요. 그러니까 이 말인 즉슨,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어떻게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거지.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어요. 그들의 바운더리 안에만 들어가지 않는다면 당신을 건드는 일은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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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밥 먹으러 안 가?"
"응.. 난 당분간 채식."
"채식? 너 야채 먹어?"
우웱-
제스처를 취하는 미스핏과 그 옆에서 진짜로 헛구역질을 해대는 데빌.
그 초록색 그걸 먹겠다고? 제정신인가?
"아니~ 그 채식 말고. 나 당분간 민간용 피 좀 끊으려고."
"...민간용 피를 끊는다고? 왜? 미쳤어? 너 어디 아파?"
제 몸을 이리저리 살피며 물어오는 통에 종잇장처럼 흔들리던 엔젤이 손을 나풀거리고,
"아니이.. 요즘 살이 좀 찐 것 같아서."
"살? 사..알~?"
있지도 않은 제 뱃살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며 머쓱한 웃음을 짓는 엔젤에 이미 교실 뒷문으로 향한 지 오래인 데빌. 미스핏만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 앞에서 질문공세를 하고,
"민간용 피를 먹으면 살이 쪄? 나 그런 소리 못 들어봤는데?"
"민간용 피만 끊어도 살이 빠진다길래."
"피골이 상접하는 거겠지. 해골 마냥."
뒤에서 비아냥거리는 데빌의 말은 가볍게 무시한 채 아예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경청을 하기 시작한다.
"암튼 난 당분간은 채식.. 아니 동물 피 먹을 거야. 오늘은.. 돼지 피."
"으.. 돼지? 돼지는 너무 비리지 않나?"
"어제 저녁에서야 정보를 들어서. 미처 준비를 못했어. 우리 아빠가 이 돼지 피 마니아이시거든."
"아.. 어.."
가방에서 돼지 피가 담긴 팩을 꺼내 들자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는 미스핏.
미스핏은 돼지 피가 싫다구요.
"난 그냥 오늘은 가서 먹을게."
"응?"
"아니, 맛있게 먹으라고."
해맑게 고개를 끄덕이는 엔젤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은 미스핏이 쪼르르 데빌에게 향한다.
"고신은?"
"교수님이 불러서 갔어."
"아.. 언제 갔대."
"식당으로 바로 오겠대. 가자."
앞장서 교실을 빠져나가는 데빌을 보며 두리번거리는 미스핏.
얘네는 또 어디로 사라졌어.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피 냄새. 킁킁거리며 냄새를 느끼던 미스핏이 인상을 팍- 쓰고,
"에이씨.."
"왜 그래?"
"오늘도 섞었네."
"응?"
이번에는 아예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은 뒤 킁킁거리는 모습에 데빌이 한숨을 쉬고 시계를 쳐다본다.
"소 피야."
"공급이 많이 딸리나. 아... 섞은 거 맛 없는데."
"가만보자 벌써 이번 달에 이게 몇번째지? 어? 이거이거 안 되겠네 아주~?"
손가락을 접어가며 심각한 표정을 짓는 미스핏의 뒤로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고 마치 못 볼 걸 보았다는 듯 눈을 찌푸리는 데빌에 '뭐 봐?' 하며 고개를 돌리는 미스핏.
"하?.."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학교 건물 벽돌에 금이 쫙쫙 가 있고 그 금 끝에는 자신의 피를 빼내주고 있는 살라와 그를 기다리는 테슈가 있다.
콰지직-
벽을 잡고 있던 테슈의 손에서 결국 산산조각이 나 바닥으로 떨어지는 벽돌.
"학교 기물파손은 쟤네가 다 하는 거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데빌이 '으으' 몸서리를 치며 먼저 걸음을 옮기면 '쯧' 하며 혈르 한번 찬 데빌도 그 뒤를 따라간다.
쟤네는 하루 종일 붙어있기만 하면 싸우면서 꼭 살라는 저렇게 테슈 챙겨주네. 그걸 또 테슈는 받아먹고 있고. 둘 다 참 별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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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그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일단 순혈 뱀파이어. 이들은 전부 순수혈통으로 단 한 순간도 민간용이나 다른 종족의 유전자가 섞인 적이 없는 뼛속까지 뱀파이어인 존재입니다. 보통 S급 뱀파이어들이 순혈에서 많이 나오고는 하죠. 뱀파이어 사관학교가 순혈 뱀파이어에게 가산점을 주는 이유도 비슷하답니다. (S+ 급은 다른 챕터에서)
그 다음은 하프, 말 그대로 민간용과 뱀파이어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 지난 챕터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죠. 우리는 보통 민간용과 결혼한 뱀파이어를 '변종' 이라고 부른다구요. 이런 하프들은 사관학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등급을 매기기 까다롭다고나 할까? 20살이면 성장도 노화도 멈추는 순혈 뱀파이어들과 다르게 하프들은 죽기 전까지 계속해서 성장하다 보니 능력이랄지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사관학교에 입학한 하프들은 둘 중 하나죠. 팀의 큰 약점이 되거나 최종병기가 되거나.
마지막은 전환자(트랜스 뱀파이어) 태어나길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어떠한 과정을 통해 뱀파이어가 된 케이스예요. 현재는 트랜스 뱀파이어의 탄생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죠. (밤피로 협약 때문에) 14세~19세 사이에 전환된 트렌스들은 조심하는 게 좋아요. 가장 불안정한 시기에 모든 것이 전부 바뀐 이들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폭주할지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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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야 쟤, 미스핏."
"아~ 쟤구나? 대체 무슨 빽이래? 하프 주제에 S팀에 들어가있고."
"뭐 구색 맞추기 그런 거 아니겠어? 내가 예언하나 할까? 백 퍼센트 최종 테스트 때 쟤 혼자 떨어져. 오히려 쟤한텐 독이라니까? 저기 있는게... 쟤들 지금은 그냥 다른팀이랑 쪽수도 맞출 겸 재미도 볼 겸 데리고 다니는 거지 막상 최종 때 가면 거슬리는 거 못참아서 바로 떨굴 걸? 뻔하지.. 하프가 가당키나 해? S급 팀에."
데빌과 장난을 치며 걸어가고 있는 미스핏을 보며 험담을 늘어놓는 이들. 한바탕 일을 끝내고 뒤늦게 식당에 등장한 살라의 귀에 그 험담이 딱- 꽂힌다. 테슈 역시 그 얘기를 들은 모양인지 옆에 놓인 손에서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뜨거워진 손 위에 얼음만큼이나 차가운 살라의 손이 겹쳐지고, 덕분에 두 손의 온도가 적절히 맞아간다.
"놔 봐."
"으으음, 불 쇼는 아까로도 충분해.. 안그래도 우리 팀 성질 드럽다고 소문났는데 여기서 너까지 더 하면 우리 제대로 찍힌다?"
"..."
"그렇다고 참자는 소리는 아니고."
쭈욱-
피를 전부 들이킨 살라가 휙, 보지도 않고 빈 병을 던져 수거통에 넣고 일어서면 그를 보던 테슈의 어리둥절할 표정이 금세 흥미 가득한 표정으로 바뀐다.
툭.
"아, 미안."
살라와 어깨를 부딪히자 마자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더니 점점 눈동자에 초점을 잃어간다. 그 옆에 있던 친구가 그를 건드는 순간 고개가 힘없이 떨어지고,
"야! 너 왜 그래!"
"잠깐 자는 거야. 걱정 마."
"에?"
툭.
"너도 미안."
초점 잃은 눈을 하고 나란히 고개를 떨군 채 길 한복판에 서 있는 이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 두 용.
"예언 값은 치러줘야지. 특별히 넌 비싸게 치러줄 게. 좋은 꿈 꿔."